EBS명의스페셜 통풍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극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관절 질환입니다. 최근에는 식습관과 생활 패턴이 서구화되면서 국내 통풍 환자 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게다가 과거에는 ‘중년 남성’ 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추세입니다. 그렇다면 왜 통풍이 발생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이번 글에서는 통풍의 원인부터 효과적인 생활습관, 치료 방법까지 폭넓게 살펴보겠습니다.
통풍은 왜 ‘왕의 병’이라 불릴까
통풍은 과거 잦은 연회와 육류 섭취가 많았던 왕족이나 귀족층에서 주로 발생해 ‘왕의 병’이라 불리곤 했습니다. 통풍은 우리 몸에 퓨린이라는 단백질 성분이 과도하게 쌓여, 이를 분해하고 남은 노폐물인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관절 등에 결정체를 형성하며 발생합니다. 요산 자체는 우리 몸에서 항산화 작용을 담당하고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도 관여하지만, 양이 지나치면 오히려 관절염을 유발하는 ‘독’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통풍 환자들은 요산 수치가 정상 범위를 넘어서는 고요산혈증을 겪는데, 여성은 보통 6mg/dL, 남성은 7mg/dL 이하가 정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보다 높아도 즉시 통풍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수치가 9 이상으로 올라가면 통풍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합니다.
통풍 발작, 왜 밤에 찾아올까
통풍을 겪은 분들은 한밤중 발가락이나 발뒤꿈치가 ‘바늘로 찌르듯’ 아파 잠에서 깨 본 경험이 흔합니다. 이는 잠이 들면 신체 활동이 줄어들어 손과 발까지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는 데다가, 체온도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요산 결정은 비교적 온도가 낮은 곳에 잘 쌓이는데, 심장에서 먼 말초 부위가 특히 취약해집니다.
또한 잠들기 전 맥주나 육류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중 요산이 단기간에 확 올라가 통풍 발작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반대로 요산 수치를 과도하게 낮추려고 무리해서 다이어트나 약 복용을 진행하면, 이미 관절이나 연골에 쌓여 있던 요산 결정이 재배열되면서 또 한 번 통증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통풍 예방법: 식단과 생활 습관
통풍 예방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퓨린이 많은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이 꼽힙니다. 맥주, 붉은 고기, 내장육, 일부 해산물, 탄산음료 등에 함유된 퓨린과 액상과당은 고요산혈증을 부추기는 대표적인 성분입니다. 평소 고기 육수를 자주 이용하거나, 술자리가 잦은 생활을 하고 있다면 이러한 식습관을 먼저 점검해 보세요.
또 한 가지 중요한 예방법은 충분한 수분 섭취입니다. 물을 충분히 마시면 콩팥으로의 요산 배출을 돕고, 요산이 체내에 쌓이지 않도록 완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동시에 꾸준한 운동으로 기초대사량을 높이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중 감량을 시도할 때는 단기간에 급격히 무리하기보다는, 서서히 체중을 줄이는 방식이 통풍 발작을 예방하는 데 유리합니다.
통풍 관리의 핵심: 꾸준한 약물 치료와 점검
통풍은 ‘완치’보다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미 높은 수치까지 오른 요산은 약물 치료 없이 자연스럽게 내려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문의들은 ‘요산 합성 억제제’, ‘요산 배출 촉진제’, ‘급성 통풍 발작 시 염증을 줄이는 약’ 등을 적절히 처방해 환자들이 통증을 최소화하고 결절 발생을 예방하도록 돕습니다.
가령 급성 발작 시에는 통증과 염증을 완화해 주는 약을 이용하고, 통증이 없는 상태에서는 요산을 조절하는 약을 꾸준히 복용해 재발을 막는 식입니다. 특히 통풍약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다시 요산 수치가 치솟아 통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의료진과 상의해 필요한 기간만큼 꾸준히 복용해야 합니다.
통풍이 진행되는 과정, 미리 알아두기
통풍은 일반적으로 4단계를 거쳐 진행됩니다. 먼저 증상이 없는 무증상 고요산혈증 단계에서 요산 수치가 높아지기 시작하지만 뚜렷한 통증은 없습니다. 이후 갑작스럽게 발병하는 급성 통풍성 관절염 단계로 넘어가면 관절이 빨갛게 붓고 극심한 통증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발작이 잦아지는 간헐기 통풍 단계를 거쳐, 요산 결정들이 관절과 주변 조직에 지속적으로 쌓여 구조 변형을 일으키는 만성 결절성 통풍 단계에 이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통증이 없는 간헐기 통풍 시기에 약 복용과 식습관 교정을 소홀히 하기 쉽다는 점입니다. 이 시기에 관리를 게을리하면 결절이 생기고 관절 기능 저하가 더 심해집니다. 결국 통풍은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통풍, 함께 극복할 수 있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통증이 극심한 통풍은, 알고 보면 하루아침에 생기는 질환이 아닙니다.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과 생활습관, 그리고 요산 조절을 꾸준히 하지 않은 결과가 오랜 시간 누적되어 발생합니다. 다행히 적절한 약물 치료와 식단 조절, 꾸준한 수분 섭취와 운동을 병행하면 통증 없이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혹시 통풍을 겪어 본 경험이 있거나, 예방을 위해 실천하고 있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이 글을 읽고 궁금한 점이나 공유하고 싶은 팁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로 남겨 주세요. 여러분의 경험과 조언이 다른 독자분들께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